미켈 메리노, 아스날의 ‘임시 9번’ 아닌 진짜 최전방 옵션으로 부상

미켈 메리노가 단순한 긴급대체 공격수가 아니라, 아스날의 새로운 중심 공격 옵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BBC는 “이제 메리노는 아스날의 정식 9번 자원으로 분류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의 변신을 조명했다.
메리노는 2024년 여름 레알 소시에다드를 떠나 아스날로 이적한 뒤 약 1년 만에 전혀 예상치 못한 포지션 전환의 핵심 인물이 됐다. 본래 그는 190cm의 체격을 활용한 공중볼 경쟁력, 끈질긴 경합 능력, 수비 기여도가 돋보이는 하드워커형 미드필더였다. 필요할 경우 수비형 미드필더 또는 센터백 역할까지 수행할 만큼 전술적 융통성이 강점으로 꼽혀왔다.
공격에서는 부드러운 터치와 안정적인 템포 조절, 동료와의 연계 능력이 좋지만, 폭발적인 스피드가 부족해 역습 전개에서 흐름을 늦추거나 파울을 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아스날 합류 초기에는 애매한 경쟁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부상 악재가 이어진 2월, 메리노가 처음으로 최전방에 서게 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스트라이커 경험이 전무했음에도 첫 출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했고, 이후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첼시와의 1대1 무승부에서도 메리노는 팀을 구하는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가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5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했고, 올해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총 8골로 팀 내 공동 득점 1위에 올라 있다. 이 중 5골이 헤더로, 올해 리그 헤더 득점 공동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BBC는 “아스날의 공격 패턴은 메리노가 최전방에 있을 때 가장 매끄럽고 효율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그가 스트라이커로 나선 경기에서 아스날은 총 22득점을 생산했고, 최근 5경기만 보면 13골이라는 활발한 공격력이 나왔다.
아스날은 올여름 막대한 금액을 들여 빅토르 요케레스를 영입했지만, 그는 15경기 6골로 기대 이하였고 부상까지 겪었다. 복귀 후에도 주전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다. BBC는 “요케레스가 몸 상태를 회복하더라도 메리노가 자리를 비워줄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메리노는 단순한 제공권 옵션이 아니다. BBC는 “메리노는 높은 위치에서 내려오며 공간을 만들어주고, 주변 동료들이 침투할 통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며 공격 작업의 중심축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에베레치 에제의 폭발력이 극대화된 것도 메리노가 전방에서 버티며 만들어주는 구조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노는 인터뷰에서 “요즘 스트라이커 포지션에서 뛰며 동료들에게 위치 선정 조언을 많이 구한다. TV로 보이는 모든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하며 적극적인 적응 의지를 드러냈다. 올해 아스날과 스페인 대표팀을 합쳐 20골을 기록한 것도 그의 변화된 면모를 보여준다.
